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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요 빨리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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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222.♡.66.79) 댓글 0건 조회 2,430회 작성일 05-11-0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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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문을 밀치고 들어오면서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의 찢어지는 듯한 울음소리, 일순간 조용하던 병원은 어수선한 시장바닥처럼 변하고 무슨 일인가 하고 어리둥절 하는 환자들, 아이가 놀다가 넘어져 얼굴이 찢어져서 급하게 데리고 온 보호자들이다. 아이가 다쳤으니 마음도 급하고 그 와중에도 흉터를 적게 하려고 성형외과를 찾아서 이곳까지 온 것이다.

급한 마음에 기다리는 환자들은 생각하지 않고 “빨리요 빨리 봐 주세요”를 외친다. 그런데 작은 열상환자들을 자주보다 보니 직원들이나 나 자신이나 둔감해져 있어 “네 좀 기다리세요”하고 말해버린다. “아니 애가 다쳐서 응급으로 왔는데 기다리라고요?” 화를 내면서 나가려는 표정에 “좀 기다리셔도 상처에는 아무지장 없어요, 놀란 가슴 좀 진정하시지요 ” 급한 마음에 의사나 직원에게 화를 내는 보호자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응급실도 아닌데 기다리는 환자들을 무시하고 먼저 치료하기도 어렵다.

다친 아이들을 보면 겁에 질려 있다. 아이를 의자에 앉히고 찬찬히 상처를 보면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득을 시킬려고 하는 순간, 보호자들이 아이가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장황하게 다친 과정을 설명하고 “흉터는 안 생기죠?”한다. 비록 어린 환자라도 치료에 협조를 받으려면 간단하게나마 이해를 시켜야 하고 나의 말에 반응이 있어야 하는데 보호자가 다 얘기를 해버리니 할 말이 없다. “다치면 흉은 생겨요”하고 답변을 하면 “예? 성형외과에서는 안 생긴다고 하던데요?”하면서 의아한 눈길을 보낸다. 많은 사람들이 성형외과에서 치료하면 안 생긴다고 믿는 데 사실은 약간은 생긴다.

이제 아이를 치료할 순서다. 아이는 겁에 질려서 수술대에 누우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저 엄마만을 찾고 엄마 품에서 떨어지려고 하지를 않는다. 차분히 아이를 달래던 엄마도 수술대에 누우라는 자신의 말에 복종하지 않는 아이를 보다가 화를 내기도 한다. 할머니와 같이 온 아이들은 유난히 더 힘들다. 아예 눕지도 않지만 계속 울기만 한다. 잠을 재우는 약을 먹일까 고민도 하지만, 그것도 쉬운 것은 아니다. 잘 자다가도 국소마취를 하게 되면 깨어나서 울어대고 움직이니 치료가 어렵다.

어찌 어찌하여 아이를 설득하여 치료를 순조롭게 끝내고 나면 아이는 대기실에 나가서 사탕바구니에 있는 사탕을 한주머니 가득 넣는다. 금방 울며 불며 엄마 품에 매달려 있던 아이 같지가 않다. 아이와 보호자들이 안심한 얼굴로 나가면 다시 조용한 대기실로 돌아온다.

내일신문 2004. 2. 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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